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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터 포스팅하려고 했던 4년 전에 다녀온 유럽 여행을 포스팅하는 김에 그때 생각했던 것들을 오늘 좀 써보려고 한다.

 

첫 유럽 여행이라 아쉬움이 굉장히 많이 남았다. 하지만 그중에서 정말로 내가 완벽했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바로 '동행'이다.

유랑 카페에서 동행을 구해서 여행을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하거나 부분만 하거나 맛집 혹은 액티비티를 같이 하곤 한다. 비용적인 부분에서 많은 절감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보통 동행을 구한다. 그리고 사진 때문에 진짜 동행 없으면 힘들다. 왜냐면 몽마르뜨 언덕에서 미러리스 카메라 가지고 혼자서 여행 온 친구가 사진은 찍고 싶은데 부탁하자니 카메라를 들고 튈 거 같고 이왕 찍는 거 잘 찍히고 싶은데라는 생각을 갖고 있던 친구가 있었다. 결국 내가 찍어주고 몇 시간 정도 같이 다녔다. 동행을 구하는 이유는 굉장히 다양하다. 그만큼 다양한 동행이 있다. 즉 별 사람을 다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유랑 카페의 동행 구하기이다.

 

나 또한 동행을 구했다. 카페에서 구하기도 했고, 동행이 동행을 구하기도 했고.. 이건 좀 특이한?..경우인 듯싶다. 그리고 같은 숙소에 지내는 친구들과 같이 다니기도 했다.

내 첫 동행은 어떤 형이었다. 대학원을 가기 전에 잠시 시간이 나서 가는 거라고 했던 거 같은데 세월이 세월인지라 기억이 딱히 나지를 않는다. 어쩌다 보니 같은 비행기였다. 그리고 그 형은 파리에서만 지냈는데 신기하게도 나와 파리에서 지내는 기간이 비슷했다. 그 형이 나보다 파리에 1~2일 정도 더 있었던 거 같다. 파리에선 그 형이 아닌 다른 친구랑도 동행을 했다. 유랑에서 구했는데 어쩌다 보니 꼬이게 된 건지.. 여하튼 하루 정도 그 친구와 다녔다. 그 친구 덕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성당을 가보았다.

베르사유 궁전은 그 형과 갔는데 우연찮게 그 친구를 마주쳤다. 가는 날이 같은 건 알았지만 날이 같은 거 외엔 아는 게 없었는데 마주치니까 꽤나 신기했다.

 

그러니까 나는 파리에서 총 3명과 같이 다녔다. 아니다 쓰고 보니까 3명이 아니네. 내가 구한 건 3명이지만.. 그 둘째 날에 에펠탑을 보러 갔는데, 그 형이 동행을 구했는데 1명이 오더니 1명이 더 와서 총 4명이 되었는데 마지막에 온 누나가 갑자기 자기가 더 불렀다고 해서 총 6명이 되었다. 그러니까 나는 동행을 구했는데 동행이 동행을 구해서 온 신기한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같이 다니는 사람이 많아서 좋긴 했다.

보통 일정이 맞으면 남은 기간에도 같이 다니곤 하는데 뭐 각자 다들 일정이 달라서 몇몇은 다시 만나긴 했다. 몽쥬 약국 갈 때 여러 명이 가서 사는 게 좋다고 해서 그때 다시 만났던 기억이 있다.

 

파리에선 혼자만의 시간도 갖고 여러 사람들과의 시간도 갖고, 나름 밸런스가 맞았던 여행지가 아닐까 싶다.

카페에서 동행에 대해 안 좋은 글들이 종종 올라오곤 한다. 당일에 잠수를 타버리거나, 성별을 가리거나, 매너 없는 행동을 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겪었다고 글이 올라오곤 한다.

숙소를 같이 쓰는 사람과 동행을 하는 게 이런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겪어본 바 그렇다. 근데 나는 동행을 구했을 때 실패했던 적이 없어가지고..

숙소 사람들이랑 같이 다녔던 건 로마에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물론 밀라노에서 같은 기차를 타고 같은 숙소를 쓴 형이랑 베니스, 피렌체, 로마에서 같이 다니긴 했지만..

 

여하튼! 로마에서 그 친구들과는 같이 다닐 생각은 없었다. 마지막 여행지이고 곧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혼자만의 시간을 좀 보내고 싶었다. 그래서 혼자...좀 다니기도 했고 베니스에서 만난 형과 좀 다니기도 했다. 이 형은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긴 한데 카톡이 없어서 뭐...나중에 언젠간 만나겠지.. 그 숙소 친구들과는 같이 다니게 된 게 숙소 사장님이 어디 가냐고 물어보셔서 성 베드로 성당 간다니까 저기 저 친구들도 간다고 해서 같이 가라고 해서 그렇게 시작된 동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알고 보니 둘 다 사는 지역이 나랑 같아가지고 여행 끝나고도 한 번 만났고 종종 연락을 했다. 어디까지나 2016년? 2017년까지의 이야기이다.

 

이래저래 나는 동행에 대해서는 확실히 운이 좋았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까 숙소에서 동행을 구하는 건 좀 어려운 거 같다. 이미 동행을 구한 상태인 경우가 태반이고 친구들과 온 경우엔 더욱이나.. 내가 낄 자리는 없다. 사람마다 여행 스타일이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동행을 구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엄청난 매-우 심히 신중해야 한다. 사진이나 맛집 때문에 동행을 구하는 거라면 성수기에 여행하는 거면 그냥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맛집 동행 구하는 건 꽤 쉬운 편이고 사진은 가면 한국인이 득실득실하니까 가서 부탁하면 된다. 맛집 동행을 못 구할까 봐 걱정이라면 열심히 돈을 벌어서 메뉴를 여러 개 시키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내가 다음에 여행을 간다면 진짜 인생 샷 하나 건지고 싶은 곳에서 동행을 구하고 자연스럽게 구해지는 게 아니라면 굳이 동행을 구하지는 않을 거 같다. 왜냐하면 동행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은근 크기 때문에 여행을 즐기기도 아까운데 그깟 동행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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