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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차별성과 조화로움

 

 차별성과 조화로움을 어디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 모두가 이야기하는 차별화 전략 그리고 조화. '어디에 차별을 둘 것인가?' 그러니까 여느 카페들과 다른 점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가 그 카페가 살아남는 이유가 될 것이다. 

 

 차별화 전략이라는 건 결국, 다른 또는 주변 카페들은 하지 않고 있지만 내 카페만 유일하게 하고 있는 무언가가 차별화 전략이 아닐까. 이건 꼭 메뉴일 필요는 없다. 인테리어가 될 수 있으며 서비스가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카페는 음료에 초점을 두고 있는 거 같다. 그러니까 시그니쳐 메뉴라는 게 몇 년 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각 매장마다 적어도 한 가지씩은 있으니까. 요즘은 시그니쳐 메뉴가 없는 곳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손님들마저도 매장의 시그니쳐 메뉴를 먼저 묻곤 하니까. 

 

 메뉴에 초점을 둔다면 이 매장에서만 마실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해서 파는 것이 상품성이 있다고 봐야겠다. 차별성이라기보다는 매장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거 같다. 이것도 내 카페의 상권에 따라 달라진다. 아무리 자신이 있는 시그니처 메뉴라 해도 상권에 맞지 않는다면 실패한 전략이 될 테니까. 

카페는 내가 하고 싶다고 내 입맛에 맛있다고 해서 다 팔 수 있는 건 아니다. 내가 손님은 아니니까. 이 점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그리고 메뉴에서 전략적인 접근을 하려고 한다면 지속 가능성을 봐야 한다. 지금 시그니처 메뉴가 사계절 메뉴인지 아니면 계절을 타는 메뉴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다음은 인테리어에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나는 자본가가 아니기에 인테리어에 큰돈을 쓸 수가 없다. 대부분의 개인 카페를 하는 또는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테리어는 신중하게 해야 하며 일회성이라는 점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결국 카페는 음료는 파는 곳이다. 공간을 판다고는 하지만 그다음 판매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맛이 필수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인테리어로 살아남는 건 한계가 있다. 

대형 카페 컨셉로 근교에 위치해있고 주말에 평일 매출까지 뽑아낼 수 있다면 인테리어에 초점을 맞추는 게 맞겠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다. 국내에 몇 안 된다. 심지어 그런 카페는 시그니처 메뉴도 있으며 심지어 맛까지 있다. 그러니까 자본이 받쳐준다면 가능한 카페지만 그게 아니라면 인테리어로 승부를 보는 건 꽤나 위험하다. 차라리 소품과 의자와 테이블에 신경을 더 쓰는 게 좋을 거 같다. 

 

 서비스 부분에서는 은근 사소하며 생각보다 많다. 그리고 이 사소한 것 때문에 재방문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자리마다 콘센트를 비치하고 USB 충전이 가능하게끔 하는 것 그리고 충전기를 빌려주는 것. 담요 제공 및 아메리카노 리필(+1,000), 여분 잔 제공 등 정말 많다. 그리고 카페에 득이 될 건 없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단골을 유치하기 좋은 것들이다. 특히나 아메리카노 리필 같은 경우엔 굉장한 손해라고 보기엔 어렵지만 그렇다고 이득은 아니다. 그렇지만 손님을 지속적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대학생 때 학교 근처에 수많은 카페들이 있었지만 유일하게 1,000원에 아메리카노를 리필해주는 곳이 있었다. 그걸 안 뒤로는 그 카페만 갔었다. 물론 자취방에서 가까운 것도 있었으며 테라스도 있고 의자도 편한 것도 있었지만 아메리카노 리필은 고객의 재방문을 기대하기 좋은 서비스다. 다만 홀에 테이블이 적고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 같은 상권이라면 한 번 고민해봐야 할 것.

 

 조화로움은 말 그대로 조화로움이다. 얼마나 이 카페가 자연스러운지, BGM, 음료, 디저트, 바리스타의 복장, 조명 밝기의 정도, 인테리어, 테이블, 의자, 소품 등 이질감이 없어야 하는 것. 

가장 먼저 여름에 캐롤이 나오면 이상한 건 아닌데 이상하다. 꽤나 이질감이 든다. 신박하다고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굉장히 깨는 부분이기 때문에 BGM을 선택할 때 날씨와 계절 그리고 매장의 분위기를 생각해서 선곡을 해야 한다. 

 

 어찌 보면 음료와 디저트가 가장 중요한 거 같다. 맛있는 음료와 맛있는 디저트가 정답은 아니다. 둘의 조화가 어떤지가 중요하다. 차라리 맛있는 음료에 어울리는 디저트가 나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중요한 건 잔과 그릇이다. 누차 이야기하지만 음식이라는 건 눈으로 한 번 입으로 한 번 먹는 것이다. 그렇기에 음료에 맞는 디저트에 맞는 잔과 그릇을 사용해야 한다. 사소하지만 사소한 것까지 생각해야 한다. 절대 놓쳐서 안 되는 건 쟁반, 포크 그리고 칼. 이 모든 게 조화로워야 한다는 것.

아메리카노를 전통 찻잔에 받는다면 어떨까? 아니면 쌍화차와 모카번을 같이 먹는다고 생각해보자. 거기에 잔은 파란색이며 그릇은 초록색이다. 정말 식욕이 뚝뚝 떨어지지 않는가? 이만큼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무작정 맛있고 예쁘고 감각적이다고 해서 다 구매할 수 없으며 다 팔 수도 없다. 얼마나 조화로운지 봐야 한다. 

아마 대부분의 매장이 놓치고 있는 게 이런 사소한 것들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음료와 디저트를 테이블에 세팅을 했을 때 테이블과 어울리는지 또한 확인해야 한다.

내가 첨부한 이미지를 보면 어느 하나 어색한 것이 없이 얼마나 조화로운지 알 수 있다. 굳이 조화롭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이질감이 들지 않고 어색하지 않다는 건 조화롭다는 것이다. 만약 저 사진에 나무로 된 포크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나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쉽다는 생각은 들 것이다. 가격만 놓고 본다면 나무로 만든 포크가 더 비쌀 거 같은데 말이다. 

 

 사소한 거 하나까지 신경 써야 하는 게 카페다. 심지어 화장실 인테리어와 화장실에 나오는 음악 그리고 어떤 향의 디퓨저를 둘 것인가 그 디퓨저와 어울리는 핸드 워시는 무엇인지 등 정말 생각해야 하는 게 수만 가지다. 카페는 섬세하지 않다면 오래가기 어렵다. 어쩌면 손님이 재방문을 하는 이유는 맛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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