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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이 가득한 도시인 파리는 이미지와 다르게 여행객에겐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 도시이다. 이탈리아의 수도인 로마와 더불어 여행객이라면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하며 경계를 늦춰선 안 되고 보다 긴장감을 유지하고 

여행을 해야 하는 곳이다.


자칭 파리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에게 사기를 당한 거 말고는 파리에서 딱히 나에게 큰일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아, 마트에서 프랑스 할머니와 약간의 언쟁이 있었다. 물을 사려고 마트에 들어갔고 카드 결제를 했는데 우리 뒤에 손님이 자기네 돈이 사라졌다고 우리가 돈을 훔쳐 갔다고 얘기했다. 난 카드로 결제했는데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술 1병을 구매하는 남성 2명이었다. 누가 봐도 거지였다. 거지 외엔 그들을 표현할 단어가 마땅치 않다. 굳이 표현하자면 술주정뱅이 정도가 될 듯싶다. 그리고 그 뒤에서 계산을 기다리는 할머니가 다짜고짜 나에게 화를 냈다. 아니 이게 무슨 상황인가. 나는 너무나도 억울했고 억울하니 말이 안 나오더라. CCTV 돌려보자고 하면 되는데 그 쉬운 말이 안 나왔다. 난 정신을 차리고 할머니에게 내가 훔쳐 간 게 아니라고 얘기를 했고 할머니는 영어를 할 줄 아냐고 물었다. 그리고 계속되는 거지들의 쇼에 직원이 지친 나머지 돈통에서 돈을 꺼내며 당신들의 돈 여기 있다고 하며 그들에게 돈을 주었다. 그리고 할머니는 나에게 사과를 했다.


내가 불어를 좀 할 줄 알았거나 내가 보다 영어를 유창하게 했더라면 당황하지 않고 이 상황을 잘 대처했을지도 모르겠다. 사기당한 것보다 더 억울한 순간이다. 언어가 안 된다는 건 이렇게 답답한 일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누명 아닌 누명도 벗었고 돈을 더 지불하지도 않았으며 나에게 화를 낸 할머니에게도 사과를 받았지만 기분이 나아지지를 않았다. 이처럼 여행을 하면서 생각하지도 못한 곳에서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 벌어지곤 한다. 거기서 직원이 "이 사람은 카드로 결제를 했다"라든지 "이 사람이 훔치지 않았다"라고 말해줬으면 좀 수월했을 텐데.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직원이 참 미웠다.


이 정도면 일종의 해프닝이라고 봐야겠다. 생명의 위협을 받거나 도둑을 맞은 건 없으니 이 정도면 안전한 파리 여행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위에 사건을 잊게 할 만큼 파리는 내게 너무나도 좋은 기억을 준 곳이다. 물론 내가 파리를 아무 이유 없이 동경하는 이유도 있지만.


이건 내 실수로 생겨난 해프닝인데 파리에 가면 꼭 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유람선을 타는 것이다. 내 기억으로는 한 30~40분 정도 타는 거 같은데 세느강에서 타서 파리의 유명 관광지들을 유람선을 타면서 볼 수 있다. 이건 한 번은 꼭 타야 하는 것이다.

파리 유람선을 네이버에 검색하면 2곳이 나올 것인데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바토무슈' 그리고 또 하나는 '바토파리지앵'이다. 그리고 현장에서 티켓을 구매하는 것보다 한국에서 구매해서 가는 게 더 저렴하다. 어떤 여행지든 한국에서 구매해서 가는 게 대부분 저렴하고 편하다. 가서 티켓을 사고 입장해야 하는데 그 티켓 사는 시간조차 여행할 땐 아깝다. 특히나 성수기엔 티켓 사는 것도 일이다. 그러므로 미리미리 준비해서 가자. 여하튼 나는 바토파리지앵 티켓을 검색하고 아무 생각 없이 바토무슈에 가서 기다렸다. 그리고 타기 직전에 직원이 알려줘서 내 티켓이 잘못됨을 알았다. 결국 나는 제값 주고 바토무슈를 탔다. 그날 숙소로 돌아가서 방을 같이 쓰는 사람에게 5유로에 팔았다.

바토무슈와 바토파리지앵은 별다를 게 없다고는 하는데 바토파리지앵을 안 타봐서 모르겠다. 탈 거면 저녁 시간에 타서 석양이 지는 파리를 감상하는 것도 좋다. 그리고 유람선 타면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도 추우니까 겉옷은 필수다.


파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한 곳이 바로 에펠탑이다. 처음엔 저 고철 덩어리가 뭐길래 사람들이 그렇게 열광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고철 덩어리에 불 들어오면 예쁘긴 한데 파리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1일 1에펠탑을 할 정도로 그 인기가 대단하다. 그리고 그 실물을 보면 1일 1에펠탑을 할 수밖에 없다. 나 또한 1일 1에펠탑을 했다. 그리고 2016 유로 시즌이었어가지고 에펠탑 색상이 대회에 참여하는 나라의 국기 색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굉장히 큰 볼거리였다. 평소엔 주황빛의 에펠탑인데 10시부터인가 아마 국기 색으로 바뀌는 걸로 알고 있다. 그리고 이 에펠탑에 당첨되는 나라는 투표해서 1등 하거나 그날 경기에서 이기거나 둘 중 하나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여하튼 매일 다른 에펠탑을 보는 맛이 쏠쏠했다.

낮에는 다들 피크닉을 하러 에펠탑을 찾았다. 진짜로 피크닉을 하러 온 것인지 사진을 찍으러 온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돗자리와 피크닉 하면 생각나는 나무 바구니를 들고 와서 앉아서 시간을 보내곤 한다.


나도 여행 가기 전에 알아보니까 여름엔 다들 피크닉을 한다고 해서 돗자리를 챙기긴 좀 그러니까 좀 예쁜 식탁보를 챙겨서 갔는데 단 한 번도 펼치지 않았다. 동행이 가지고 온 예쁜 돗자리에 앉았고 그것도 사진 찍기 용이었지 그 자리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거나 하지는 않았다. 낭만과 현실은 거리가 확실히 존재하는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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