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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무엇으로 손님의 재방문을 기대할 수 있을까?

 

 재방문하는 손님들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재방문을 하는 것일까? 이유 없는 무덤이 없듯이 이유 없는 재방문은 없다. 거리가 가깝든, 좋아하는 음료가 있든, 직원이 친절하든, 음료가 빠르게 나오든 아니면 매장에서 나오는 음악이 좋든 뭐라도 이유가 있다. 내 시간과 돈을 쓰는데 이유가 없는 곳에 쓰지는 않으니까. 명확한 이유가 존재한다.

 

 오피스텔 1층에 있는 카페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이 손님들의 방문 목적은 가까워서다. 30초만 걸어가면 스타벅스가 있지만 굳이 30초를 걸어가지 않는다. 왜냐면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오면 바로 카페가 있는데 굳이 걸어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어차피 카페에서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 오는 손님들이지 음료를 마시러 오는 손님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이 이 카페를 이용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가깝기 때문이다. 절대적인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맛은 그다음이겠지. 어차피 공간을 쓰기 위해 방문하는 손님들이기 때문에 맛은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섣부른 결론을 도출하는 걸 수도 있지만 이러한 이유로 이용하는 고객들은 보통 커피를 주문하는데 다 마시지는 않는다. 그냥 예의상 주문하는 느낌? 그리고 입주민이면 할인까지 해줬으니 이용을 안 할 이유가 없다. 결국 카페계의 절대 강자인 스타벅스가 코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리와 가격을 이기긴 어려웠을 것이다. 

 

 이처럼 이유가 있어야 한다. 카페를 재방문하는 손님의 이유. 그 이유는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프랜차이즈라고 해서 손님이 재방문을 쉽게 하지는 않는다. 프랜차이즈도 지점별로 맛이 미묘하게 다르고 때론 다른 브랜드인 것처럼 맛이 다르다. 이로써 알 수 있는 건 프랜차이즈를 한다면 맛에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가 맛 이외에 신경 쓸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정해진 틀 속에서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맛이다. 하지만 맛이라는 것 마저도 레시피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내가 크게 할 수 있는 건 없다. 하지만 같은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지점마다 맛이 상이한 경우가 꽤나 많다. 그렇기에 프랜차이즈는 결국 맛으로 승부해야 한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특히나 커피에 신경을 써야 한다. 생각보다 티가 많이 난다. 내가 먹어도 맛없는 커피는 손님이 먹어도 맛없는 커피다. 

유독 손님들이 커피를 많이 남기고 가는 날에는 진짜 커피가 맛이 없기 때문이다. 결론은 프랜차이즈는 맛에만 신경 쓴다면 손님의 재방문을 기대할 수 있다. 생각보다 쉽다. 여타 개인 카페들처럼 신경 쓸 게 그리 많지 않다. 어차피 우리가 프랜차이즈에 기대하는 건 정해져 있고 특별한 걸 기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대치가 높지 않다는 건 조금만 하면 더 큰 걸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저가 브랜드에서 가성비라는 말로 이걸 노리기 쉽다. 

 

 동네에 생긴 지 얼마 안 된 메가 커피가 있는데 여기는 진짜 맛있다. 그래서 늘 사람들로 붐빈다. 결국 이건 선순환이 아닐까 싶다. 손님이 많으면 재료 소진이 빠르고 재료 소진이 빠름에 따라 신선한 재료를 쓸 수 있다. 근데 이건 생각해보면 결국 손님이 많이 와야 한다는 게 포인트다. 아무리 신선한 재료를 준비해놔도 손님이 오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첫 방문 했을 때 그 첫인상이 중요하다. 그 첫인상으로 이 카페의 재방문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도 종종 동네에 있는 메가 커피를 간다. 가격도 저렴한데 맛도 있고 사이즈도 크니까 안 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앞서 얘기한 메가 커피는 기본 인지 도속에서 맛을 챙긴 케이스다. 그러니까 프랜차이즈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프랜차이즈는 애초에 할 수 있는 게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맛 이외엔 정말 디테일 싸움이다. 단골손님들을 관리하거나 처음 오는 손님이라면 서비스를 챙겨주거나 등 이런 식의 세세한 서비스로 살아남아야 한다. 왜냐면 프랜차이즈니까. 우리가 프랜차이즈를 가는 이유는 명확하다. 특별한 무언가를 바라지는 않는다. 적당한 친절과 적당한 맛의 음료 그리고 적당한 속도. 아니면 그냥 집에서 가까우면 간다. 이게 프랜차이즈가 갖고 있는 장점이자 단점이 아닐까?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인지도라는 건 장점이지만 반대로 기존의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손님의 첫 방문이 어려울 수 있다. 프랜차이즈의 인지도라는 건 양날의 검과 같다. 기본 매출을 챙겨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새로운 손님을 받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개인 카페와 다르게 프랜차이즈는 가는 곳만 가기 때문에. 

 

 이젠 프랜차이즈도 개인 카페화가 되어가고 있는 거 같다. 이런 말이 좀 웃기기도 하지만 이젠 맛있는 음료는 당연한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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