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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인 1메뉴, 디저트는 메뉴가 아닌가?

 

 아마 전국에 있는 카페 사장이라면 한 번쯤은 고민을 해봤을 것이며, 이용하는 손님들도 생각해봤을 문제다. 내가 여기서 문제라고 하는 이유는 정말 문제이기 때문이다.

 

 내가 카페에서 1인 1메뉴라는 걸 접했던 건 2012년 여름이었다. 당시에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30분 정도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4명에서 3개의 메뉴를 주문했고 1인 1메뉴라고 해서 마저 주문을 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직원 입장에서는 우리가 얼마나 있다 갈지 모르며 매장의 방침이기 때문에 당연히 고지를 해야 하는 것이지만, 지금이야 당연하게 여기지만 당시엔 1인 1메뉴라는 건 익숙하지 않았기도 했고, 손님이 많은 시간대도 아니었기 때문에 30분 뒤에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굳이 주문을 안 했던 거 같다. 어찌 보면 공간을 이용하는데 비용을 지불하는 건 당연하다. 다만 요즘에 대두되는 건 이러한 내용이 아닌 거 같다.

 

 디저트는 과연 메뉴에 속하는 걸까? 아직도 나는 잘 모르겠다. 가격만 어느 정도 맞다면 디저트도 메뉴로 포함시켜줘야 하는 게 아닐까? 만약 커피가 5,000원 대라면 그에 맞는 디저트를 주문하면 메뉴로 쳐줘야 하는 게 아닐까? 마진이 얼마나 남는지는 손님 입장에서 고려 대상이 아니니까. 지불하는 금액만 생각하게 되는데 요즘은 디저트는 메뉴로 취급을 안 하는 거 같다. 뭐 백번 양보해서 디저트를 메뉴로 치지 않는다면 1인 1메뉴가 아니라 1인 1음료라고 명시해야 하는 게 아닐까? 

2020년 여름, 카페에서 일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개인 카페를 간 적이 있다. 이번에도 4명에서 갔는데 여기도 1인 1메뉴였다. 그래서 음료 3잔에 디저트 1개는 안 되냐고 물었다. 직원이 안 된다고 해서 다시 한번 디저트가 그때 15,000원 정도 하는 디저트를 주문하는 거였는데 그래도 음료를 인원수에 맞게 주문해야 하냐고 물어보니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나는 이해가 안 됐다. 그리고 여전히 지금도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우리가 생각했을 때 일반적인 디저트도 아니었고 금액대가 그래도 있는 편이었는데, 만약에 저 디저트를 취소하고 음료만 4잔 시켰으면 따지고 보면 상대적으로 손해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고 로마에 갔으면 로마의 법을 따르는 게 당연하지만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는 글쎄, 이게 과연 좋은 전략인가 싶다. 나는 그 뒤로 그 카페를 다시 가지는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기분이 상했다는 이유. 반대로 내가 사장이 된다면 충분히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모르겠다. 내가 사장이 돼도 저렇게 안 할 거 같다. 

 

 저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1인 1음료를 굉장히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이게 맞다고 본다. 사이즈가 커서 다 못 마시든, 배가 불러서 못 먹든, 그 공간을 이용하고 싶다면 그리고 싼 값에 이용하는 거라면 지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1인 1음료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손님을 내쫓을 수도 없고 최대한 기분이 상하지 않게 말해야 하는데 반대로 화를 내는 경우가 있으니 참 어렵다. 결국 동네 장사고 단골 장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대부분이니까 손쉽게 이런 걸 얘기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특히나 여름철에 빙수와 아이스크림을 파는 카페는 이런 문제로 고생 좀 할 거다. 4명이 와서 빙수 하나 시키고 있으면 얼마나 손해인가, 그렇다고 빙수를 2개 시키라고 강요할 수도 없다. 차라리 빙수를 안 파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빙수 기계값이며 손도 많이 가고 차라리 아메리카노 한 잔을 파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대부분의 카페는 디저트를 메뉴로 취급하지 않는다. 여기서 굉장히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단골을 만들고 싶다면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싶다면 잘 생각해봐야 한다. 적어도 디저트를 음료값만큼 주문한다면 이땐 음료로 인정해줘야 하지 않을까? 웬만한 음료 3 갯값보다 더 비싼 디저트를 주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원수만큼 음료를 주문해야 하는 바보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 

손님의 재방문을 유도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니다. 이런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당장에야 손해를 보는 거 같지만, 상황에 맞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요즘 대부분의 카페가 1인 1메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손님이 먼저 물어보곤 한다. 그렇다면 오히려 더 좋다. 여기서 어떻게 설명하냐에 따라서 재방문을 할지 한 번만 방문할지 결정이 된다고 본다.

 

 카페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결과는 사장이 어떻게 하냐에 달려있다. 그리고 4명이 가서 아메리카노 2잔 주문하고 여분 잔 달라고 해서 나눠 마시지 말자. 손님 대접받고 싶으면 손님처럼 행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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