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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 장 없이 글쓰기는 좀 그래서 오늘 힘겹게 얻은 사진을 사용하고자 한다. 

블로그를 좀 전문성 있어 보기에 하기 위해 그리고 보다 정보를 얻기 쉽게 하기 위해서 개편 중에 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평소 기계치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이럴 때 보면 기계치 같기도 하다.


오늘은 여행에 대해서 써보려고 한다. 각자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이유는 다르다. 크게는 몇 가지로 분류될 수 있지만, 그건 큰 틀로 보았을 때고 각자가 갖고 있는 이유는 다르다. 즉, 여행을 가고 싶게 만드는 그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나 같은 이유는 여행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 누가 알았겠는가. 내가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 블로그를 운영하고 여행하며 살고 싶다고 생각을 가질지.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말이지.

여행을 안 좋아하는 이유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 이건 불변의 법칙이다. 집 나가면 고생이다. 그냥 고생도 아니고 개고생이다. 아무리 여행을 호화스럽게 간다 한 들 고생을 안 할 수는 없다. 그 고생의 강도가 다를 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것일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무슨 이유로 여행을 가려고 하고 무엇이 그들을 여행을 가게끔 만들었을까?


몇 줄 쓰지도 않았는데 굉장히 두서없는 글이 될 거 같다.


여행은 한 번만 다녀오면 알 수 있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지 아닌지 혹은 여행이 내 체질인지 아닌지 그리고 나에게 어떤 여행이 맞는지를. 

여행 계획을 짜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평소 그 사람의 성격과 일을 처리하는 과정과 그리고 방법에 대해서 너무나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특히나 여행 기간이 짧을수록 그 사람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나 같은 경우는 여행 기간이 아무리 짧아도 여유롭게 정확하게 말하자면 한가하게 다니는 걸 좋아한다. 도장 깨기 마냥 저기 저기 가서 사진 찍고 먹고 마시는 걸 즐기지 않는다. 한 곳에서 우직하게 있는 걸 선호한다. 나와 반대로 여행을 하는 사람도 있다. 기간과 무관하게 굉장히 빡빡한 계획을 세우고 여행을 하는 사람이 있다.

저마다 여행 스타일이 다르다. 누구의 여행 스타일이 맞다고는 할 수는 없다. 그저 본인의 여행 스타일이 어떤지만 안다면 만족감이 가득한 여행을 할 수 있다.


지긋지긋한 현실로부터 벗어나는 게 여행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직장인들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이겠다. 그래서 직장인들의 여행 계획을 보면 굉장히 빡빡하고 뭐가 많다. 옷차림은 여행객인데 행동은 직장인처럼 한다. 뭐 대부분의 한국인들의 여행 스타일이 이렇지 않을까 싶다.

"여행은 가기 힘들고 한 번 갈 때 돈도 많이 들고 언제 다시 갈지 모르니 한 번 갈 때 제대로 놀고 와야지"라는 생각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여행을 하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오후 3시~6시다. 석양이 지는 걸 보면서 커피를 마시며 사색에 잠기는 게 좋다. 누가 보면 시간이 아깝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게 내 여행 방식이다. 그래서 숙소의 시설이 좀 좋지 않더라도 꼭 테라스가 있는 곳으로 찾는다. 무늬만 테라스가 아니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테라스가 있는 숙소를 좋아한다. 굳이 테라스까지는 아니어도 베란다에 테이블이랑 의자 정도만 있으면 된다. 테이블도 사치다. 그냥 의자만 있으면 된다. 


여행이 가고 싶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지금 여행을 간다면 저번보다 더 잘 할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이다. .물론 그때 여행을 잘못했거나 잘 못한 건 아니지만 내가 지금 돌이켜보니 보다 시간을 잘 쓸 수 있을 거 같다. 그리고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을 거 같다. 그래서 내가 여행을 계속 가려고 하는 게 아닐까. 

아쉬워서 계속 가려는 것이다. 늘 이 아쉬움이 문제다. 아쉬움이 없더라면 가지 않겠지. 아쉽기 때문에 여행을 가려고 한다. 아직까지는 지긋지긋한 현실에서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여행은 가고 싶은 적이 없다. 그랬으면 아마 휴양지가 많은 동남아 어딘가로 자주 갔겠지. 유럽에 비하면 비싸지도 않으니 말이다. 

이상하게 동남아는 그리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내가 동남아를 제대로 가본 적이 없어서 그런 걸 수 있겠지만. 지금 가서 본다면 생각이 바뀔 수는 있겠지만, 사진들을 보고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10여 년 전에 다녀온 기억들을 더듬어 봐도 딱히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비교적 최근에 다녀온 일본도 마찬가지다. 진짜 방학만 되면 주변 사람들 죄다 일본, 베트남, 태국, 방콕, 필리핀으로 여행을 갔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가는 나라는 단연 1위는 일본이다. 가깝기도 하고 문화도 비슷하고 국내에서 유행하는 제품들은 대부분 일본에서 오는 것들이고 익숙한 느낌이 있기 때문에 일본을 가는 거 같다.

그리고 옛날부터 일본에 대한 이미지는 좋았다. 역사적으로 볼 땐 전혀 아니지만, 시민 의식이나 배려 등. 그리고 그것은 실제로 내가 갔을 때도 그랬다. 물론 어딜 가나 예외는 있지만 사회 자체가 굉장히 건강하고 정리 정돈이 잘 되어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한국과 굳이 비교해서 보자면 그런 면에서는 우월하다고 볼 수 있다.

여하튼 다들 일본을 가길래 나도 일본을 한 번 다녀왔다. 크게 생각은 없었지만 도대체 거기에 뭐가 있길래 다들 가고 싶어하고 가는 건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기대감이 너무 커서였는지 원래 그런 도시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과 별다를 건 없었다. 일본도 사람 사는 곳이니까. 그리고 내가 도쿄로 가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은 즐겁다.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여행객이라는 새로운 신분이 생기고 이 신분이 주는 장점들은 굉장히 크다. 


음식점을 가도 평소라면 말을 걸지도 않을 테지만, 여행객이라는 이유로 이것저것 물어보고 어떻게든 대화를 하려고 소통을 하려고 노력한다. 이점이 여행의 매력이 아닐까. 

비슷하게 숙소에서도 이런 일은 발생한다. 같은 여행객이라는 이유만으로 서로 의지가 되고 일정을 맞춰서 다닌다. 일부는 여행이 끝나고 나서도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고 모임을 가지기도 한다.

이처럼 여행이 가진 힘은 대단한 거 같다. 별거 아닌 일을 별거로 만들기도 하고 반대로 별일 아닌 걸 별일로 만들기도 한다. 


혼자서 하는 여행도 좋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과 같이 다는 것도 좋은 거 같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하고 간단하게 생각해 보면 사진을 찍고 싶을 때같이 다니는 사람이 있으면 부탁을 할 수 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는 건 꽤나 어려운 일이며 민망한 일이고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흔히 동행이라고 일컫는 사람을 잘 만나야 나의 여행이 아깝지 않고 순조롭게 흘러간다.


나는 감사하게도 동행을 잘 만나서 무탈한 여행을 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꾸준히 연락을 하고 만나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연락을 안 한다. 어느 순간부터 연락이 뜸해졌고 완전히 연락을 안 하게 되었다. 이제는 그 친구들의 이름조차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얼굴은 어렴풋이나마 기억이 나는데 이름이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당연한 게 같이 다니면서 내가 이름을 굳이 부를 일이 없다. 나보다 나이가 많으면 형이나 누나라고 하지만 그들은 나보다 어렸기 내가 마땅히 부를만한 호칭이 없다. 


이탈리아 여행을 할 때 만난 형이 한 명 있었는데 나랑 인연인지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밀라노에서 같은 기차를 타고 베니스로 넘어와서 같은 숙소를 사용하는 형이었다. 2인실 민박집이었는데 같이 방을 쓰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친해져서 일정들을 같이 보냈고 이후에 일정도 비슷해서 이탈리아에서는 그 형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아침부터 같이 다닌 적도 있고 시간 맞으면 그때 잠깐 보기도 했다. 그리고 한국에 와서 사진을 보내줄 게 있어서 한 번 연락을 하고 그 뒤로는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형의 이름과 얼굴이 정확하게 기억이 난다. 처음 만난 날 그 형의 옷차림도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 형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내 기억 속에서 잊혀 갈 것이다. 다만 다른 사람들 보다 보낸 시간이 길기 때문에 내가 지금까지 뚜렷하게 기억을 하고 있는 것뿐이다. 하지만 이 형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져 가는 동시에 내 이탈리아의 여행 기억도 희미해질 거 같다. 희한하다. 앞서 언급한 이름은 까먹고 얼굴만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친구들은 그래도 연락을 좀 했고 한국에 돌아와서 만나기까지 했는데 이 친구들이 기억 속에서 희미해지고 있는 게 그리 아쉽지는 않았다. 어쩌면 이 형과 보낸 시간이 길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단순히 보낸 시간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글을 쓰다 보니까 잠시 다른 이야기로 샜다. 여하튼 여행을 간다면 동행을 한 번쯤은 구해보는 걸 추천한다. 사람 일은 모르니까. 



돈에 얽매이지 않는 여행을 해보고 싶긴 하다만 그건 지금 나에게 있어서 사치가 아닐까 싶고 돈이 없어도 좋으니 여행만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거 같다. 평소 먹는 거에 큰 관심이 없기도 하고 하루에 꼬박 세 끼를 먹어야 하는 사람도 아니다. 그저 빵과 커피면 여행하는 데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물가가 아무리 비싼 나라여도 한국 빵값 보다 비싼 나라는 정말 드물다. 결정적으로 나는 빵을 굉장히 좋아한다. 가리는 빵 없다. 가리는 잼 또한 없다. 그러니 빵이 싼 유럽에서 여행하기 제격인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나중에 빵만 먹고 여행하면 얼마나 여행할 수 있을지 한 번 도전해봐야겠다.

도전이라고 하면 좀 거추장스러우니 그냥 여행인데 빵만 먹는 빵돌이의 여행 영상을 찍어봐야겠다. 그리고 유럽은 진짜 어딜 가든 빵이 맛있다. 파리가 빵이 유독 맛있고 어느 빵집이든 다 맛있다고 하지만 내가 겪어본 바로는 맛없는 빵은 없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웬만하면 빵은 다 맛있다. 식어도 맛있고 따뜻해도 맛있는 게 빵이다. 물론 내가 빵에 맛에 대한 기준점이 현저히 낫다. 


방금 든 생각인데 한국 빵집 브랜드 중 하나만 외국에서 유명하고 맥도날드처럼 어딜 가나 있는 브랜드가 하나만 있었더라도 내가 당장 그 회사에 메일을 보내서 당신네들 빵만 먹으면서 여행하고 홍보할 테니 좀 도와달라고 했을 텐데. 이건 좀 아쉽다. 맥도날드는 너무나도 큰 기업이고 굳이 내가 그렇게 안 해도 잘 먹고 잘 사는 브랜드니까. 생각해보니 맥도날드 정도 되는 빵집이 굳이.. 그렇네..

여하튼 꼭 한 번 해보고 싶다. 나도 나의 빵에 대한 애정도가 얼마나 되며 내가 빵을 얼마나 먹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생각해보니 빵만 먹는 건 좀 힘들 거 같다. 샌드위치까지 포함시키는 게 좋을 거 같다. 아니면 샐러드랑 빵이랑 샌드위치.. 아니다. 뭔가 난잡하다. 빵만 먹는 걸로 해야겠다. 유튜브를 검색해보니 아직까지는 빵만 먹으면서 여행하는 영상은 없다. 좋다. 앞으로 딱히 없을 거 갖고 있어도 그렇게 많이 생겨날 거 같지는 않으니 내가 한몫 제대로 챙겨야겠다. 과연 몇 명이나 볼지는 모르겠다만.


글을 쓰다 보니까 여행이 너무 가고 싶어졌다. 모르겠다. 여행은 그냥 가고 싶은 거다. 현실 도피가 아니라 또 다른 현실을 마주하기 위해 가는 것이다. 언젠간 여행이 싫어져서 집에만 박혀 사는 삶을 살지 모르겠다. 그런 날이 올랑가 싶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내가 그만큼 여행을 많이 다녔다는 증거가 되겠지.


나는 오늘도 여행이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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